센터의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홈 소식 프로그램나의 리더십, 우리의 활동 < 풀뿌리 여성주의 리더십 액션플랜>
- 일시
- 2020년 7월 31일 13:00 - 17:00
- 장소
-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 교육장
※ 사전 방역 및 소독, 발열체크 및 손소독, 생활 속 거리두기 등 생활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진행했습니다
※ 본 후기는 조영숙 강사님의 강의록을 정리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지난 7월 31일,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풀뿌리 활동가에게 필요한 리더십이란, 풀뿌리 현장에서 작동해야 할 리더십이란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풀뿌리 여성주의 리더십 액션플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순서는 강의와 전체 워크숍, 조별 워크숍 순으로 진행되었어요. 이론강의만 듣는 것보다는 강의 후에 그 내용이 워크숍까지 연결되었을 때 실제 활동에 리더십을 적용해보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강의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국제연대센터 소장이시고 대한민국 양성평등 대사이신 조영숙 선생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조영숙 선생님은 리더십 이론의 변천사로 강의를 시작하셨어요. 1840년대의 위대한 남성이론부터 시작된 리더십 이론은 행동이론, 상황적합이론 등 많은 분석들을 거쳐 지금의 ‘여성주의 변환적 리더십’에 이르렀다고 하셨습니다. 리더십의 종류는 전통적/협동적/섬김의 리더십 등 다양한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리더십을 선택’할 것인가 이며, 조직이 지향하는 ‘비전과 임무’가 ‘조직화된 행동’과 일치하지 않을수록 구성원들의 힘이 빠질 수 있으니 이런 지점에서 임파워링(empowering)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목적이 순수하다고 해서 과정도 그럴 것이란 법은 없는데, 이 과정에서 구성원의 번아웃이 오는 경우가 있다고요. 물론 방법이란 건 한 번에 나오지 않으니 우리는 시시포스 신화처럼 계속 바위를 굴리는 마음으로 시도해야 하며, 이데올로기, 문화적 관습, 권력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들에 관한 역사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 교육의 담당자인 저는 시시포스 신화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엇이든 그렇지만 항상 쉬운 건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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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불평등에서 성평등으로 향하는 과정과 전략에는 3가지의 단계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성불평등을 문제인식 없이 허용해서 기존의 문제를 지속/심화시키는 exploitative(착취하는) 단계, 불평등 구조에 대한 도전 없이 기존의 시스템 내에서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Accommodating(수용하는) 단계, 마지막으로 젠더 권력관계에 도전하면서 성불평등 원인 및 구조의 전환을 추구하는 Transformative(변환적) 단계가 있다고 하셨어요. 성평등 실현과 여성권한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젠더 질서에 안주하는 활동이 아니라 기존의 규범을 깨고 성평등을 위한 시스템을 재구축할 수 있도록 ‘변환적 단계’의 태도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여성주의 파워이론의 기본은 개인이 ‘성장하는 힘’이라고 하셨어요. 모든 개인에게 강인함이 있음을 알고 스스로를 수용하면서 타인도 동등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걸 기본으로 삼아, 지배 없이 새로운 가능성과 행동을 만들어내는 ‘만들어내는 힘’과 전체가 개인의 합보다 크다는 느낌을 생성해 그룹으로 움직이게 되는 ‘연대하는 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지배하는 힘’으로 향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가급적 ‘협동적 리더십’을 전제로 하는 ‘만들어내는 힘과 연대하는 힘’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하셨어요.
강의의 마무리에서는, 워크숍에 앞서 배운 리더십 이론들을 적용해 풀뿌리 활동계획을 세우기 위해 알고 가야 할 것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알아보았어요. 첫 번째 취약계층 여성 과제를 우선적으로 반영하였는지, 두 번째 성불평등의 구조적 원인을 해결하고자 했는지, 세 번째 활동계획에서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정책 수립 및 실행할 의지가 있는지, 네 번째 다른 곳의 문제제기와 중복되는 내용은 아닌지, 활동계획을 세울 때 총 4개 항목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요. 어떤 일이든지 시작할 땐 분석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 필수적이니 필요요소, 위험요소 등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단기/중기/장기 계획별로 무엇이 변화되어야 하는지 반드시 분석해볼 것을 주문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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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에서는 각자 조직의 활동계획을 세워보기 전에 나의 리더십과 우리 조직의 상황을 진단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많은 분들이 협동적 리더십, 섬김/연대의 리더십, 변환적 리더십을 갖고 있으며 또 지향한다고 해주셨고, 변혁적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공감능력과 불평등한 구조에 대한 인지력, 공부/분석력 등이 필요하다고 해주셨습니다. 여성주의 변혁적 리더가 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는지 여쭤보았을 때, ‘연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특히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다음 세대에게 연대하여 살아가는 리더십을 함양하기 위한 방법을 발굴한다’라고 답변해주신 내용이 제 기억에 남았어요.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시대적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건 많은 시간과 배려가 필요한 일이라는 걸 요즘 더욱 느끼고 있어서 그런 듯 했습니다. 이외에도 내가 가진 특권과 그것을 이용해 성평등을 이룰 수 있는 방법, 우리 조직이 가진 기회요인, 성평등을 위한 우리 조직의 도전 과제를 여쭤보았고, 지역과 함께 하기/이해하기/자발적으로 참여하기/민주적으로 진행하기 등 조직이 가진 기회요인과 동일노동 동일임금/남녀동수 국회/성인남성 대상 성교육 등 다양한 도전과제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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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계획을 구성해보는 조별 워크숍에서는 각 조마다 주제, 선정배경, 활동목표, 활동내용, 활동시한, 필요자원을 구분하여 아래와 같은 조별 주제에 맞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떤 활동들을 해야 하는지 계획해보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타파(다양한 가족형태 인정투쟁)
- 디지털 성범죄/성착취 근절
- 학교에서 포괄적 성교육 표준안으로 배우기
- 실효성있는 직장 내 조직문화(성희롱 예방 등) 개선
- 성평등한 학교 만들기(학교 안 혐오 현상)
다양한 가족 형태를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법률 제·개정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하신 조, 디지털 성범죄 근절스쿨과 청소년의 나다운 정체성 찾기 스쿨, 미디어 독해 교육을 해보고 싶다고 하셨던 조도 있었습니다. 교내 포괄적 성교육 실시를 위해 풀뿌리 단체를 연계한 학부모 인식개선을 하고 싶다고 하셨던 조와 직장 내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성희롱/성폭력 예방 매뉴얼과 강사 양성, 제도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싶다고 하신 조도 있었어요. 성평등한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하신 조에서는 교내에 보드게임을 보급하고 청소년 동아리를 만들고 학부모 인식개선 교육을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성불평등 문제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만큼 분야별로 활동계획들이 도출된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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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여성주의 리더십 액션플랜>은 여성주의 이론 강의를 통해 풀뿌리 활동가들의 여성주의 관점을 확립해보는 3년차 교육 프로그램 <풀뿌리 여성주의 아카데미>에 이은 실전편으로 기획되었어요. 풀뿌리 활동가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조직이 실제 실행할 수 있고 운동의 효과가 있는 액션플랜을 수립해보는 교육과정으로 구성해 진행해보았습니다. 이번 교육 덕분에 ‘여성주의 변환적 리더십에 대해 알게’되었고 ‘액션플랜을 구성하는 세부과정을 알게’ 되었다고 말씀해주신 수강생 분들이 많이 계신데, 그런 장점들을 다각도로 발전시켜볼 수 있도록 더욱 고민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센터와 풀뿌리 활동가들의 깊고 너른 연대를 위해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수강하셨던 모든 분들, 강의해주셨던 조영숙 선생님과 함께 해주신 센터의 직원 분들께 작지만 소중한 감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꼭 필요한 교육입니다”
“시리즈로 기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단체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졌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사례와 이론을 압축적으로 살펴보고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액션플랜으로 구성해야 하는지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