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의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홈 소식 프로그램<젠더아카데미 마음단련 편> 왈이와 함께 한 마음 헬쓰-장_8주간의 기록
- 일시
- 2019.8.2. - 9.27.
- 장소
-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 숨1
[사진: 8주간의 마음 헬쓰장 풍경]
젠더아카데미 여름학기의 마지막 강좌 성평등 활동가를 위한 ‘마음단련 편’이 지난 9월 27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번 <젠더아카데미 : 마음단련 편>의 후기는 담임(기획자)과 수강생 두 명의 글로 대신합니다.
어디선가 마음근육을 키우고 있을 ‘네거티브 퀸’들에게
: 우리가 경험했던 시간의 힘!!
– 작성: 담임(기획자)
페미니즘 백래쉬와 과도한 업무, 관계에서 오는 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지쳐 있을 활동가들이
명상을 통해 스스로의 마음 작용 방식을 관찰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음 헬쓰장‘을 기획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 여성, 페미니스트, 활동가라는 정체성으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보듬으며 마음근육을 키우길 바랐습니다.
기획의도가 프로그램에 녹아들고, 수강생들에게 잘 와 닿을 수 있게 ‘왈이네’ 노방(노영은 대표)과 김자비(김지언 대표) 님에 기대어 (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매주 금요일 오후 세 시 형광등 불이 꺼진 교육장(숨1)에 모여 지난 한 주와 오늘 나의 호흡을 살피며 몸의 감각에 집중했습니다.
나의 마음, 동료들의 마음 근육을 매 시간 공유했습니다.
‘네거티브 퀸’이라는 정서를 공유하는 우리들은 매주 기쁨, 화, 슬픔, 두려움, 불쾌함 이라는 감정을 마주하며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들여다봤습니다.
자세한 사연은 알 수 없지만 옆 동료의 한숨에 공감하고, 눈물을 흘리는 동안 가만히 기다리며 위로의 마음을 전하였습니다.
무거운 마음과 생각들을 털어놓고 나면 조금 가벼워짐을 느끼거나 더 깊은 혼란 속에 다음 주를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네거티브 퀸’들의 두 달이 흘렀습니다.
첫 시간 ‘마음 인바디’를 통해 내 마음을 진단하는 시간을 가지고 ‘멍상’의 기본기에 대해 배우며 매일 명상 후기를 글로 쓰며 요가도 했습니다.
내 마음에서 계속 일어나는 감정, 생각의 습관을 명상을 통해 발견했습니다. 감정을 글로 쓰고 생각과 구분하려 노력했습니다.
죽음 체크리스트와 ‘왈이네 죽음클럽’ ㅇㅇ의 장례식 워크숍을 통해 현재를 직시하는 감각을 배웠습니다.
내가 굳건히 믿고 있던 마음의 진실, 믿음을 살펴보며 ‘내 생각을 믿지 않는’ 시도를 했습니다. 내가 붙잡고 있는 믿음 없이도 나는 나로 존재할 수 있다는 진정한 받아들임을 하기 위해 연습하고 연습했습니다.
두 달 간 우리 마음근육이 얼마나 성장하였는지, 내면의 힘이란 게 발견되었는지, 아주 작디작은 씨앗을 발견했다면 앞으로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지 함께 나누고 정리하는 시간을 마지막으로 가졌습니다.
매 주 ‘아니짜’(This will change)를 외치며 나의 한 주를, 서로의 한 주를 응원했던 그 시간을 떠올리면 그저 미소 짓게 됩니다.
각자의 호흡과 감각에만 오롯이 집중했던 그 시간, 눈을 뜨고 나면 각자가 아닌 우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편안하고 안전하다는 감각에 위로받았습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우리가 경험했던 시간의 힘을 믿습니다.
어디선가 마음근육을 키우고 있을 ‘네거티브 퀸’들을 응원하고 또 응원합니다.
다시 함께 호흡할 그 날을 기약하며… ‘아니짜’
[사진: 몰입의 최고조, 멍상노트 쓰는 시간]
눈을 감고 숨을 고르는 동안
– 작성: 선영(수강생)
1
처음엔 눈을 감는 것조차 무서웠다. 전화가 오면 어떡하지, 갑자기 누가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 그렇지만 10분은 정말 짧은 시간이었고 당연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옆에 있던 사람이 그대로 옆에 있었다. 이곳에서만큼은, 이 사람들 옆에서는 눈을 감아도 안전하구나. 명상의 첫인상은 그랬다.
2
어린 내가 피할 수 없었던 불행한 과거와, 통계가 보여주는 여성의 불안한 미래는 긴 시간 동안 나를 붙잡고 상처를 냈다. 나는 매일 우울했고 자주 화를 냈다.
‘지금 여기’ 명상을 하는 10분 정도는 무거운 짐을 잠깐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었다. 날숨과 들숨이 몇 번인지 세다 보면 대출이자나 엑셀파일 같은 건 생각나지 않았다. 머리 아픈 일 대신 땅을 디딘 발바닥, 손목시계의 무게, 간지러운 눈가 그리고 옆 사람의 한숨소리를 가만히 곁에 두곤 했다.
3
[사진: 8월 2일, 첫 수업이 끝나고 쓴 명상 일기 중에서]
4
오늘도 나는 불행한 과거와 불안한 미래를 생각한다.
그리고 다정하게 나를 다독이며 말한다.
‘내가 행복하기를, 내가 평화롭기를, 내가 건강하기를’
앞으로도 오래오래 그럴 것이다.
[사진: 멍상하는 자세, 네거티브 퀸들의 발]
어느 성실한 에코페미니스트의 멍상 감상
(*제목을 따로 주시지 않아 이렇게 붙여보았습니다 by 담임)
– 작성: 달래(수강생 )
몇 번을 지웠다 썼다 하게되네요.
어딜가든 항상 밝게 웃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했지만 슬픈 날이 많았습니다.
타인과의 갈등으로 힘이 들 때 이를 해결하고자 비폭력 대화를 배웠지만 나를 돌보는 방법을 몰라 상대에게 연민을 가지면서 제 자신에게는 야박하게 굴었어요.
이번 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 제 자신을 들여다보고자 매일 명상일기 겸 몸과 마음 상태를 기록하는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내가 어디가 아픈지 왜 아픈지 보이더라구요. 묻어두고 덮어두었던 감정과 생각, 기억들을 꺼내어 바라보고 나를 아프게 했던 것들과 나를 분리했습니다. 명상은 넘어지고 일어섬의 반복이었어요. 다시 일어날 수 있음에 안도하고 다행이었지만 자꾸만 넘어지고 아픈게 지겨워져 그만두고싶기도 했어요.
그렇게 8주가 흐른 후 주변 지인들로부터 많이 성숙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나를 대하는 방법을 배우고 다른 사람들에게 더 다정할 수 있었고 마냥 고통에 휘말리기보다 내가 내 감정을 선택하는 순간도 맛보았어요.
아직도 나를 다루는 것은 많이 어려워요.
아주 큰 외부의 자극이 오면 그 동안 배운 것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갈피를 못잡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이제는 들어요.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사진: 마음 헬쓰장의 네거티브 퀸들 ]
[사진: 마지막 수업 “네거티브 퀸을 위한 자기마감” 워크숍&수료식]
“위키트리에 추가적으로 기록되는 것처럼
알아차림을 통해 삶에 대한 태도나 생각 등을 구체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그런
스스로의 방향키를 찾는 네이베이션 사용법을 알게 된 거 같습니다”
– 수강생 소감 중에서-
♡왈이네 마음단련장 가는 방법 linktr.ee/walam
☞인스타그램 wal.8am